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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리뷰/일반도서

[이어령 책 추천] 이어령의 책 한 권에 담긴 뜻

by boo_ke 2023. 7. 1.

기본 정보

제목 : 이어령의 책 한 권에 담긴 뜻
저자 : 이어령
출판 : 국학자료원(2022. 3. 9.)
장르 : 비평/창작

세부 정보

1. 저자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2. 책 세부정보

보통 서문이라고 하면, 책을 내게 된 경위를 소개하고, 책의 내용이나 성격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며, 도움 준 이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드리는 정도로 꾸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어령의 서문은 그렇지 않다. 이어령의 서문은 하나하나가, 그리고, 그 전체가 한 편의 아포리즘이다.

이 책은 이어령의 서문 모음집이다. 장을 나누고, 장마다 제목을 붙이고, 장별로 포함될 서문을 정하는 등 이 책과 관련한 모든 구성은 이어령 선생님께서 직접 하신 것이다. 주제별로 묶인 일곱 개의 장 속에 서른여덟 편의 서문은 읽는 이에게 사색할 거리를 제공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은 서문 모음집일지언정 단순한 색인 같은 것이 아니라 완성된 작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감상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한 뒤, 이어령 선생님의 책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읽기 전에 어떤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을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고른 '이웃집 식물상담소' 책 옆에 이 책이 꽂혀있는 게 아닌가. 어쩔 수 없다 싶어 홀린 듯이 뽑아들었다.

 

독특하게도 이 책은 수많은 선생님의 저서 중에서 '머리말'만 뽑아 엮은 책이다. 머리말만으로 한 권의 책이 완성되다니. 그의 인생은 항상 '말과 글'과 함께 있었다는 것이 새삼 실감이 났다.

 

보통 서문은 책을 내게 된 경위, 책의 내용이나 성격, 감사인사 등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나 이어령 선생님의 서문은 하나하나가, 그리고, 그 전체가 한 편의 아포리즘이다. 목차는 크게 뿌리의 언어, 불꽃의 언어, 젊음의 언어, 바람의 언어, 바다의 언어, 생명의 언어, 영혼의 언어로 구분된다. 이 목차 역시 직접 이름붙이고 서문을 분류하셨다고 한다.

 

선생님은 수십 년의 '말과 글'을 생산해왔고 그 세월동안 늘 한 발 앞서 우리나라가, 개개인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몸소 가리키는 '기수'가 되어주셨다. 그의 인생은 끝없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우물을 파는 삶이었고, 그래서 늘 젊으셨나보다. 첫 장에서부터 눈물을 쏟게 만든 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니, 나의 어줍잖은 후기가 부끄러워진다.

책 속 문장

바람을 거슬러야 생동하는 것이 바람개비의 숙명입니다. 남들이 다들 한다고 따라가지 마십시오. 천 사람이 앉아 있어도 혼자 일어서야 할 때가 있고, 만 사람이 가도 혼자 앉아 있어야 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바람개비의 삶은 순풍을 향해 돛을 다는 것이 아니라 역풍을 향해 가슴을 벌릴 때 더욱 잘 돌아갑니다.
키가 성장을 멈추면 사람들은 혼잣말을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겉으로는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독백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독백을 하면서 대화를 하는데 어른들은 대화를 하면서 독백을 한다. 이것이 어린아이와 어른의 차이 이다.
가까이 오라. 아들이여, 내일의 한국인이여. 어제와 오늘의 이 산하를 향해 물어라. 천년 후에 얻어지는 대답이라 할지라도 물어라. 메아리가 없어도 물어라.

 

사진 및 세부정보 참고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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